옛날이야기를 듣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요즘은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보따리를
쉽게 들을 수 없게 됐는데요.

거창에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할머니´들이 있다고 합니다.

구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성옥 / 거창한 이야기 할머니
"우리 같이 비 맞으니까 이야기하고 좋다 그렇지?
비가 많이 오면 우리 같이 물장구도 칠 수 있을 거야."

할머니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납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손짓을 섞어가며,
동화책 이야기를 풀어내는 할머니.

아이들은 할머니의 돌발 질문에도
척척 답변을 이어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스마트폰 속 각종 영상물을 시청하며
일상을 보냈던 아이들은
이야기 할머니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양보와 협동, 삶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김도겸 / 거창군 거창읍
"(책을) 혼자 읽을 때는 외로웠는데, 할머니가 읽어주니까 더 좋았어요."

거창군이 진행 중인
´거창한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올해로 4년째를 맞습니다.

세대 간 소통과 인성 교육을 위해
마련된 이야기 할머니 사업,

경남도 내 18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거창군에서만
이야기 할머니들의 ´무릎 교육´이 진행 중입니다.

10: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13명의 이야기 할머니들,

동화 구연과 유아 인성교육 과정을 마친 어르신들은
거창군 내 28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돌며,
600여 명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이성옥 / 이야기 할머니
"할머니들이랑 아이들이랑 정말 같은 부분이 너무 많아요. 동화책을 통해 제가 아이들보다 더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렇게 말해야겠다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유익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입니다."


거창군의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아이들의 감성발달은 물론,
경력 단절 어르신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학습형 일자리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거창군은 세대 간 공감이 이뤄지는
´무릎 교육의 장´을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김광선 / 거창군 인구교육과 평생학습담당
"개인의 배움을 나눔으로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어서 저희들이 평생학습 차원에서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만 운영하고 있는데, 조금 확대해서 가능하다면 초등학교 1,2학년생들에게까지 확대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에게는 노년 생활의 활력을,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는
거창군의 ´이야기 할머니´ 활동.

할머니 무릎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이야기보따리가
새로운 세대 공감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